희귀의약품 공급 안정을 위한 공공제약사 설립은?

국회 입법조사처, 현재보다 실효성있는 대책 필요…민간시설 활용하는 방안 제시도

의약품의 수급 불안정이나 공급 중단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생산 기반시설을 활용하는 공공제약사 설립도 하나의 대안이 될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정책 현황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해외의 공공제약사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영제약사를 운영하는 국가는 주로 중위소득국가로 국영제약사가 설립되던 당시 경제·사회 발전 수준이 낮고 그에 따라 감염성 질환이 만연했으며, 감염성 질환 치료제 등 공중보건 목적의 필수의약품조차 자급하지 못할 정도로 국내 제약기반이 취약했다.

대부분의 의약품 조달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입의약품의 가격은 구매가능 수준을 벗어났고, 의료보장체계마저 취약해 국민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었다.

이들 국가에서 국영제약사를 통한 필수의약품의 생산, 공급은 접근성 보장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에 국영제약사가 설립된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고 국내 제약 산업 기반도 발전했지만 국영제약사는 여전히 필수의약품의 생산·공급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감소되었지만 새롭게 등장한 감염성 질환인 HIV/AIDS와 더불어 암, 심혈관계 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 부담이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 의료보장체계 및 HIV/AIDS 치료제를 중심으로 필수의약품에 대한 보편적 (무상) 접근 정책을 도입하면서 필수의약품 확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커졌기 때문이다.

해외 국영제약사 운영 사례로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언급했다.

인도네시아의 국영제약사 Kimia Farma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의약품 생산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차원에서 의약품을 생산·공급하고자 설립되었다.

현재 총 4개의 국영제약사가 있으며, 이 중 3개는 제네릭 의약품, 1개는 백신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국영제약사가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30% 정도이며 국영제약사의 이윤이 원가의 20%를 넘지 않도록 가격을 규제한다.

태국 GPO(Government Pharmaceutical Organization)는 태국의 유일한 국영제약사로 보건부의 감독 하에 있으며 태국 제약 시장의 약 3.2%(매출규모 9위)를 점유하고 있다. 자국의 공중보건영역을 지원하기 위한 의약품 생산을 위해 1966년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내수 및 수출을 위한 생산을 하고 있다.

생산 품목은 태국의 주요 사망원인을 대상으로 하는 HIV/AIDS 치료제(전체 매출액 대비 약 30%),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와 희귀의약품, 해독제 등이며, 이익금은 희귀의약품 생산, 대유행 상황 시 의약품 생산 등 공익을 위해 사용된다.

국내에도 국영제약사 설립·운영에 대한 법률안이 발의된 상황이지만 국내 제약업계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취약한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이 더욱 낮아져 산업계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막대한 국가재정을 제약사 설립에 투입해 직접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김 입법조사관은 "민간기업의 생산 기반시설을 활용할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모색해야 한다"며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보완 대책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환자단체·시민단체의 요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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