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K-뷰티 중국·아시아 넘고 ‘훨훨’

[창간 52주년 기획 5] "K-뷰티 글로벌 영역 넓힌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업계는 ‘중국발 사드 악재’로 곤욕을 치렀다. 국내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감정이 경제로까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의 ‘차이나 드림’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던 국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물론 중국 국가 차원의 각종 제재 조치도 이어졌다.

국내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 단체 관광이 금지되면서 국내 유입 요커들의 수도 급감했고, 이에 따라 관광객들로 붐비던 명동이나 강남의 로드숍들은 도미노 폐업까지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 관광객의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들의 위기감은 말할 것도 없었다. ‘큰손’ 으로 불렸던 요커들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매출이 반토막이 되기도 했다.

사드로 인한 양국 간의 대치정국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풀리고는 있지만, 아직 완전하게 시장이 회복되지는 못했다.

▲에뛰드하우스가 지난 3월 17일 아시아 브랜드 최초로 중동 두바이몰 1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사드악재에도 수출 6조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 국내 화장품 수출은 지난 2012년 이후 연평균 44%의 고성장세(한국수출입은행 자료)를 보였다. 수출액도 2015년 2조1928억원에서 2016년 4조8486억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또 중국의 사드역풍으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에도 수출액은 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한한령(限韓令)이 가시화 된 직후 국내 화장품업계는 매출과 함께 수출 증가율이 일시 감소했지만, 6월을 기점으로 전월대비 18.1%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출도 다소 회복세로 돌아섰다.

비록 올해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컸던 내수 채널에서 화장품 판매량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은 뛰어난 제품 기술력과 창의적 패키징으로 2016년 기준 화장품 시장규모 세계 8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화장품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中의존도 줄이고 선진시장 진입

이제 국내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는 줄이면서 미국, 유럽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까지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K-뷰티의 글로벌 재도약’에 시동을 건 것이다. 사실 그동안 K뷰티는 중국,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배치로 인한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국내 뷰티업체들은 이제 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으며 이는 또 다른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지역별 화장품 시장규모]


여기에 발 맞춰 세계 화장품 시장 성장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 에 따르면 2016년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는 3649억달러로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향후에도 지속돼 2021년 4871억달러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장품에 대한 필수재 인식 고취,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 소비 계층의 확대, 온·오프라인 공유 플랫폼 확산, 고령화 시대 진입 등에 힘입어 화장품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라는 분석이다.

지역별 시장규모는 아·태 지역이 1238억달러(2016년 기준)로 가장 크며, 이어서 아메리카 1233억달러, 유럽 959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중동·아프리카는 220억달러로 세계시장에서 6.0%를 차지했으나, 연평균 10.2% 증가해 향후 전망은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세계 8위 위상 ‘업’

화장품 시장규모는 미국이 706억달러(19.4%)로 개별국가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이어서 중국(436억달러, 12.0%), 일본(329억달러, 9.0%), 브라질(235억달러, 6.4%), 독일(150억달러, 4.1%) 순으로 규모가 컸다.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109억달러로 프랑스에 이어 8위를 차지했으며,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한편 최근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유럽처럼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선진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과 우수한 품질력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무엇보다 마케팅력이 뒷받침돼야 선진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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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해외진출 현황]


2017년 글로벌 매출 1조8205억원

1964년 국내산 화장품으로는 최초(‘오스카’ 브랜드)로 해외 수출을 달성한 후 전 세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 아세안, 북미 등 3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중동, 서유럽, 호주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본격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은 2017년 전년 대비 7% 성장한 1조8205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매출은 10% 성장한 1조7319억원을 달성했으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가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미국은 글로벌 트렌드의 메카이자,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매우 중요한 거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03년 9월, 미국 뉴욕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진정한 명품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굳히며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 세계를 새로운 해외 시장에 전달해 나가고 있다.

2010년 6월 설화수를 뉴욕 버그도프굿맨(Bergdorf Goodman)에, 2014년 라네즈를 미주 타겟(Target)에 입점 시킨 바 있으며, 2017년 6월 라네즈의 세포라닷컴, 9월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입점, 그리고 이니스프리가 2017년 9월 뉴욕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매장을 오픈했다.

▲라네즈의 호주 현지광고 이미지(왼쪽)와 설화수가 입점한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아모레퍼시픽은 또 홍콩과 중국에서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라네즈, 설화수, 헤라 등을 아시아 브랜드화 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도 2007년 태국을 시작으로 새로 진입하는 국가마다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 아세안 주요 국가에 매장을 오픈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로서 각광받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중국,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까지 아시아 주요 국가에 지속적으로 매장을 오픈하며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마몽드도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폴 시장에 진출해 아세안의 K-Beauty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동이나 일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동에 첫 선을 보이는 브랜드는 에뛰드하우스로, 2018년 3월 두바이에 1호점을 론칭했고, 향후 주변의 GCC 국가(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또 에뛰드하우스는 2011년 일본 도쿄의 쇼핑몰 ‘신주쿠 루미네 이스트’에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이 매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일구며 현지 상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현재 에뛰드하우스는 일본 내 2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27%, 2016년 32% 등 매년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도 지난 3월, 도쿄에 제 1호 매장인 ‘이니스프리 오모테산도 본점’을 오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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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등 럭셔리브랜드 해외진출 박차

LG생활건강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후’는 2006년 중국에 론칭한 뒤 글로벌 브랜드가 흉내 낼 수 없는 한류를 대표하는 궁중한방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전략적인 키워드를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상하이의 빠바이빤(八百伴), 쥬광(久光), 북경의 SKP 등 중국 대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 현재 19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사업에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 전략을 내걸었다. 중국 주요 대도시와 거점 지역 내 주요 백화점에서 브랜드 홍보 행사를 실시하고, VIP초청 뷰티클래스 등 중국 내 상위 5% 고객 공략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는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 지역의 뷰티 관련 미디어와 오피니언 리더 등을 대상으로 ‘2017 후 궁중연향 인 베이징’을 개최하며 후 브랜드를 알리고 한국 고유의 아름다운 궁중문화를 선보여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후의 대표 라인인 ‘비첩’의 스토리와 성과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중국은 물론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뷰티 관련 미디어와 오피니언 리더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숨’은 2016년 4월 중국 항저우 우린인타이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연이어 상하이 최고급 백화점인 지우광백화점에 두 번째 중국 매장을 열며 목표를 뛰어넘는 속도로 매장을 오픈하며 진출 2년여 만에 현재 7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 LG생활건강의 트루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 ‘빌리프’는 2010년 출시 이후 피부에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빌리프는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편집숍인 세포라에서 먼저 입점을 요청했다.

이후 빌리프는 미국 화장품 시장과 미국 소비자 특성에 맞게 제품 패키지 등을 현지화해 2015년 3월말, 약 35개의 미국 세포라 매장에 입점했다. 빌리프는 현재 미국 뉴욕과 보스턴, LA,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동서부 주요도시 약 300개 세포라 매장에 입점했다.

이와 함께 올해 4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17개국에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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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홍콩 이어 올해 러·美도 진출

코리아나 화장품은 현재 중국, 홍콩을 포함한 12개국으로 활발히 수출하고 있다. 2015년 500만불 수출탑에 이어 2016년에는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2017년 중국발 사드 리스크라는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올해에는 매출이 이전 년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러시아와 미국 아마존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차별화된 신기술·신소재로 글로벌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신기술인 ‘UV-IR BLOCK’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2014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코리아나 천진공장 조감도.

UV-IR BLOCK 기술은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뿐만 아니라 근적외선에 의한 열노화를 차단하는 신기술로 코리아나화장품의 선크림 제품에 적용됐다. 이처럼 차별화된 신기술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제품들은 2017년에만 1만개 이상 판매가 되며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대표적인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를 통해 왕홍 마케팅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코리아나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앰플엔의 상품 운영을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이며 중국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타오바오는 화장품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 매우 영향력이 높은 플랫폼으로 앰플엔의 품질·가격 경쟁력과 왕홍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아나는 또 해외 생산시설 확보에도 주력해, 2004년 이미 중국 천진에 법인과 공장을 설립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코리아나 화장품의 품질력과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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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DM 기업으로 위상 강화

한국콜마는 2007년 ‘World-First-Class R&D 제조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초석으로 북경콜마는 설립했다. 한국콜마의 R&D 기술, 품질경영·영업 노하우를 전수 받은 북경콜마는 탄탄한 자체 기술력으로 중국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와 중국 거래처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2016년 증설을 완료한 북경콜마는 1억200만개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무석콜마를 설립하고 화장품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중국 단일공장 중 최대 규모며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을 포함해 최대 4억개 정도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북경콜마는 중국 북부지역을, 무석콜마는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향후 신규 고객 확보에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를 통해 한국콜마는 중국 전역에서 세계적인 화장품 ODM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콜마 색조화장품 연구원.

이외에도 한국콜마는 2016년 미국 화장품 ODM 업체 PTP와 캐나다 화장품 OEM·ODM 업체 CSR을 인수했다. PTP와 CSR은 각각 1억6000만개가 넘는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향후 한국콜마는 북미를 전진기지 삼아 남미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콜마 기술력의 가장 큰 경쟁력은 ‘융합기술’이다. 이 같은 한국콜마의 기술력은 국내외 시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기술에 제약 기술을 융합해 우수한 품질의 자외선 차단제를 선보였다.

국내 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시장 중 ODM 제품 50% 이상은 한국콜마 제품이며 20여건의 특허 등록을 통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콜마의 자외선 차단제는 국내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사뿐 아니라 북미, 동남아, 일본, 프랑스, 중국 등 해외에서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으며, 한국콜마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접목한 각종 기초·색조 화장품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분 함유량 50%가 넘는 스틱형 자외선 차단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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