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계 올해 실적개선 기대감

[시장전망] 면세점·H&B·인터넷채널 ‘맑음’…中 럭셔리화장품 시장 고성장도 호재로

2020년 국내 화장품시장 규모 15조3천억원

국내 화장품업계에 사드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고전했던 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바운드 증가에 따른 면세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이 같은 시장 전망을 뒷받침한다.

또 중국 내 럭셔리 화장품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ODM 업체들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 2년여간 국내외에서 진행됐던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복세로 돌아선 국내 화장품 시장은 향후 연평균 2.8% 성장해, 2020년 15조298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이 지난 21일 발표한 산업보고서는 2018년 화장품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세 가지로 면세점 매출 회복,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 고성장, ODM 투자 회수기 진입을 꼽았다.

중국인 관광객 604만명 45% 증가

면세점 채널은 국내 메이저 브랜드사 매출의 30% 내외를 차지하는 만큼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중국 정부의 일부 지역 단체관광 허용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면세점 채널 회복은 국내 브랜드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나 주가 상승과도 직결된다.

2018년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대비 45% 증가한 604만명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24.5% 증가한 1조3740억원으로 예상된다.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 확대도 국내 브랜드사의 실적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행과 마케팅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매스 화장품과는 달리 럭셔리 화장품은 높은 고객 충성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R&D 등에 기반한 강력한 브랜드력이 필요하다.

로레알의 럭셔리 브랜드 랑콤은 중국에서 1분기 매출 15% 성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키엘, 조르지오 알마니, 입생로랑도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으며, 에스티로더는 무려 40% 이상 성장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5개 기업 모두 각 사의 매출 비중 상위를 차지하는 대표 럭셔리 브랜드가 성장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시장 규모와 성장률]

아모레·LG 럭셔리브랜드 中진출 활발

같은 시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고신장세는 더욱 명확해진다.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설화수’와 ‘후’의 1분기 중국 매출은 각각 전년대비 20%, 69%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면세점 매출의 70% 내외를 차지하는 후 덕분에 31%나 감소한 중국인 입국자 수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채널이 21% 성장했다.

브랜드사들의 중국 진출 전략 또한 중국 럭셔리 사장 성장 기대를 반영한다. 2015~2017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글로벌 메이저 화장품 기업들인 로레알, 에스티로더, P&G, 시세이도 등 10대 글로벌 화장품 기업 24개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했다. 2015년 7개, 2016년 6개, 2017년 11개가 진출했는데 이중 고급브랜드 비중은 75%로 일본과 한국 브랜드의 진출이 가장 활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설화수, 아이오페, 헤라, 려 중심의 럭셔리 카테고리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설화수는 2분기부터 국내 반응이 좋았던 윤조 마스크 등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본격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후와 숨을 바탕으로 고신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여기에 온라인 채널도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 확대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진출한 주요 해외 화장품 업체들의 최근 실적과 전략 또한 중국 온라인 시장의 고성장을 반영하고 있다.

로레알 중국 진출 브랜드 23개 중 18개는 티몰에 입점했으며 징둥에 6개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개설돼 있다. 2017년 로레알 중국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25% 내외를 차지했으며 2018년 3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세이도는 2017년 중국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 21%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허브 스킨케어 브랜드 빌리프와 고급 색조 브랜드 VDL을 징둥에 입점하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해 두 브랜드의 중국 공략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부터 설화수를 티몰에 입점했으며 이니스프리와 라네즈는 30% 이상의 온라인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럭셔리 브랜드의 비중 상승은 메이저 브랜드사의 영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와 숨의 합산 비중이 80% 내외인 LG생활건강 중국 화장품 매출은 이미 20% 이상의 고마진을 보이고 있다. 2020년까지 LG생활건강 중국 화장품 영업이익률은 25%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2020년 후와 숨의 합산 매출은 6100억원 내외로 추정되는데 매장출점 속도와 매장 당 매출 증가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법인 마진도 2018년 11%에서 2020년 11.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장품 채널 별 규모와 성장률]

▲자료: 업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ODM 업체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 진입

ODM 업체들은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에 진입했다. 지난 2년간 국내외에서 진행됐던 생산설비 증설 마무리로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정비 부담 완화로 높은 영업레버리지가 기대된다. 예상보다 빠른 인바운드 회복, 수출 증가 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 로컬 브랜드의 한국 ODM 업체 외주 물량도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중국 로컬 OEM 업체들과 한국 ODM 업체들의 기술력 격차는 5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중국법인의 로컬업체 매출 비중은 80% 내외로 높은 편이어서 사드 영향에서 빗겨갈 수 있었다. 지난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중국 법인 매출은 각각 전년대비 31%, 11%의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적극적인 M&A도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11월 뉴저지에 위치한 색조화장품 ODM 전문기업 누월드를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누월드는 약 40여개 브랜드와 거래하고 있으며 ‘하드 캔디(HARD CANDY)’라는 자체 브랜드가 미국과 캐나다 월마트 3000여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 제약사인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콜마 제약사업은 2017년 기준 국내 매출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CMO(의약품 위탁생산) 형태로 고형제, 연고크림제, 내외용액에 주력해 국내 최다인 435개의 제네릭 의약품 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수액, 개량신약, H&B 분야가 강점이다. 한국콜마와 중복 품목이 거의 없어 라인 업 강화가 기대된다. 한국콜마는 2022년까지 신약 개발 중심 ‘국내 톱 5’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2022년까지 CJ헬스케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지난 4월 뉴욕에 본사를 둔 ODM 업체 잉글우드랩을 578억원에 인수했다(지분 34.71%). 잉글우드랩은 2004년 뉴저지에 설립된 ODM업체며 엘리자베스아덴, 로레알, 메리케이 등 80여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회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잉글우드랩은 현재 미국 8700만개, 한국 1억개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최근 급증하는 주문으로 인해 국내 매출 15% 내외가 외주로 이뤄지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잉글우드랩코리아 국내 공장에서 외주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018년 높은 성장률을 보일 유통채널은 H&B와 홈쇼핑으로 각각 전년대비 17.4%, 6.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채널도 모바일 쇼핑 확대로 2020년 비중 10%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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