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 올해 1분기 실적도 “기대이하”

중국 인바운드 회복세 더디고 투자확대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지난해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역공으로 몸살을 앓았던 화장품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그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업체들의 1분기 실적부진은 먼저 중국의 인바운드 저하 때문이다. 1분기 중국 인바운드는 약 100만명 수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사드 보복조치 소멸 효과로 3월부터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현재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그룹은 물론 이들을 주요 바이오로 두고 있는 연우와 SK바이오랜드 역시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원브랜드숍 업체들과 그들을 주고객으로 두고 있는 ODM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투자 확대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도 업체들의 1분기 실적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ODM 업체들은 지난 3년에 걸쳐 Capa를 2배 이상으로 증가시켰다. 매출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년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까지 고정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상승은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 연우, 클리오가 여기에 해당한다. 전년 대비 증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업체들은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 네오팜 정도다.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했고, 코스맥스는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중국 법인 성장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네오팜은 주요 4개 브랜드들의 국내외 채널 확장이 지속되고 있다.

             <화장품 주요업체 1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                               단위:십억원,%

▲자료: 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6일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화장품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한 251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하는 면세점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역신장하면서 감익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중국 인바운드 감소로 2분기부터 면세점뿐만 아니라 아리따움과 백화점의 매출 감소폭도 커진 바 있다. 중국 법인 역시 지난해 높은 베이스가 부담인데, 2017년 1~2월 전년대비 60% 가까이 고신장했다.

다만 국내 사업 역신장 폭이 확연히 줄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방판사업은 전년도 인력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아모레퍼시픽을 비롯 판매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자사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도 고성장 중인데, 홈쇼핑 이탈 기저효과가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 실적 기여도가 커질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2분기 이후 아이오페와 라네즈 경쟁력 제고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사업에서는 설화수가 높은 매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고 라네즈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도 중국 법인 매출은 전년대비 2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설화수 기여도가 커지는 가운데 헤라, 아이오페, 에뛰드, 려 등 신규 브랜드들의 성공적 안착이 관건이다.

미국 사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면서 중국은 물론 중장기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를 도모하는 데 중요한 지역이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최근 신규 브랜드들의 선전은 긍정적이다. 이니스프리 뉴욕점이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면서 2018년 플래그십 스토어를 뉴욕에 5개 추가할 계획이다.

라네즈는 현재 세포라 매장 140개점에 입점했는데, 판매 3개월 만에 상반기 50개점 추가 입점을 확정했다. 마몽드도 얼타 입점을 확정했다. 회사 측에서는 2018년 미국 법인 매출을 전년대비 50% 증가한 79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아모레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2% 감소한 295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니스프리 매출이 15% 감소하면서 아모레퍼시픽 대비 감익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10억원으로 추정돼 전년 동기대비 8% 증가했다. 생활용품과 음료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화장품 부문은 견조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화장품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5%, 중국 법인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면서 화장품 외형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용품과 음료는 4분기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두 사업부문이 지난해 상반기 실적 개선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8년 실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생활용품 부문은 그 동안 대형마트에서 높은 진입장벽으로 판로를 찾지 못했던 중소 브랜드 업체들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시장에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LG생활건강이나 애경, CJ 등 메이저 업체들이 온라인 채널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가격 체계를 다르게 가져가기 힘들고 온라인 전용상품을 내놓아야 하는데, 워낙 중소형 브랜드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형마트 채널은 절대적인 규모가 줄고 있다. 어차피 생활용품은 소비량이 한정돼 있는 생필품이며 메이저 업체들 간 가격 경쟁도 심화됐다. 가격을 떨어뜨리더라도 가동률을 유지하는 편이 낫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콜마의 영업이익도 소폭 감소했다. 한국콜마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 감소한 203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과 제약 부문 매출이 모두 10% 이상 견조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높은 베이스, 제약 부문 케파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중국 사업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 등으로 감익이 예상된다.

반면 한국콜마홀딩스 1분기 영업이익은 161억원(18% 증가)으로 추정되고 콜마비앤에이치는 영업이익 128억원(22% 증가)으로 애터미 해외 진출 및 화장품 리뉴얼 제품 호조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코스맥스는 1분기 연결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대비 2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업이 홈쇼핑과 H&B 스토어향 신규 매출이 증가하면서 증익 전환하고, 중국 사업 매출이 30% 내외 고신장을 지속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다. 미국 사업도 영업손실 금액이 줄면서 이익 개선폭을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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