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弗 세계 희귀의약품시장 블루오션 급부상

국내 시장도 4년새 353% 성장…한미약품・종근당 美 진입 초읽기

▲제약업계가 만성질환 치료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희귀의약품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희귀의약품 개발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사들이 불루오션으로 부상하는 희귀의약품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희귀의약품이란 필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이 낮아 연구개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 양이 적은 의약품을 의미하는데 대체적으로 난치병 등을 대상으로 한다.

희귀의약품은 국내 환자수가 2만명 이하인 질환에 사용되거나 적절한 치료방법과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을 기준으로 지정된다.

이 같은 기준으로 희귀의약품은 수요가 적고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약사들로부터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만성질환 치료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이 적고 수익성이 높은 희귀의약품시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지난 6일 발간한 ‘2017 바이오 통계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2012년 830억달러에서 2017년에 1240억달러, 2022년에는 209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10년간 15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규모는 2012년 105억원에서 2016년 476억원으로 4년 동안 353%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규모는 476억원으로 2012년(105억원)보다 353% 급증했으며 371개의 희귀의약품이 허가됐다.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HM15136'가 지난 1일 미 FDA로부터 희귀 의약품 지위를 인정받았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세금감면, 허가신청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승인받을 경우 시판허가 승인 후 7년간 독점권 인정 등의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HM15136는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으며, 올해 상반기 중 1상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종근당의 헌팅턴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CKD-504)은 올해 미국 임상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헌팅턴증후군은 유전질환의 일종으로 얼굴, 손, 발, 혀 등의 근육이 경련이나 발작을 하는 ‘무도증’을 특징으로 한다.

美 1상 개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임상시험에서 운동능력은 물론 인지기능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치료제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은 PRS 섬유증치료제 ‘DWJ209’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DWJ209는 Prolyl-tRNA synthetase라는 새로운 타겟을 억제해 콜라겐 생성을 억제하여 섬유증을 개선시키는 약물이다.

섬유증은 장기 등에서 발생하는데 난치성 질환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효과적인 치료약이 미흡한 실정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GC녹십자의 ‘헌터라제’는 2013년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헌터증후군은 저신장, 운동성 저하, 지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유전적 희귀질환이다. 녹십자는 헌터라제의 글로벌 시장 50% 점유를 목표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기업들도 희귀 의약품 개발에 한몫을 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최근 브라질과 희귀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4개 품목에 대한 공동 개발협의를 체결했으며 희귀질환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인 이수엡지스는 국내 최초 항체 치료제를 개발해 현재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SK바이오팜이 기면증 치료제 ‘SKL-N05’와 뇌전증(간질) 치료제 ‘YKP3089’는 FDA의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환자수가 적어 관심에서 멀어진 희귀의약품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희귀의약품 개발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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