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시대’ 여는 제약·바이오업체는?…유한 4년 연속 수성

녹십자 백신사업 호조로 ‘확실’, 한미·대웅·종근당 ‘순항’…셀트리온家 ‘약진’

▲사진 왼쪽부터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사옥

유한양행이 3분기만에 매출 1조를 넘어선데 이어 녹십자 또한 연말까지 매출 1조가 확실시 되면서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 ‘1조클럽’ 가입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최초로 매출 1조를 달성한 기업은 2014년 유한양행이었으며, 작년에는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이 1조를 넘겼다. 

올들어 제약바이오업계가 가파를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한양행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시현하며 제약업계 최초로 4년 연속 매출 1조클럽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달 31일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37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성장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785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초로 3분기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유한양행의 호실적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의 판매 호조에 기인한다. 비리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액이 11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했고 트라젠타 역시 4.5% 성장한 763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 증가한 9616억원으로, 4분기 매출까지 합하면 1조클럽 가입이 확실시 된다. 녹십자는 2015년 이후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 매출액은 백신사업 호조에 힘입어 35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 늘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1분기만에 경신한 것이다.

백신사업 매출은 독감백신의 국내 판매실적 호조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특히 혈액제제 부문은 면역글로불린 수출 호조로 해외 매출 증가율이 10%를 기록했다.

한미약품, 재가입 여부 관심

2015년, 국내 제약사 사상 최대 매출(1조3175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의 매출 1조원클럽 재가입 여부도 관심사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 수출계약 해지와 변경으로 매출 8827억원으로 1조원 수성에 실패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1일 연결회계 기준으로 올 3분기 매출 22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고 잠정 고시했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데는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과 ‘아모디핀’,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 등의 안정적 성장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올 상반기 매출은 4564억원,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매출은 6840억원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올해 매출이 늘어 아쉽게도 내년에나 1조원 클럽 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양사는 지난해 주력 전문의약품의 판권 이전과 ‘글리아티린’의 대조약 지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대웅제약의 올 상반기 매출은 42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했다. 반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매출은 14.04% 상승한 2254억원으로 누적 매출은 6531억원이다.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높아 일부에서는 1조클럽 가입도 회자되고 있으나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7940억원이다.

종근당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오른 42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종근당은 지난해 말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인플루엔자 백산과 글리아티린의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첫 1조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8319억원을 달성했다.

광동제약 “제약업체 맞아?” 비아냥

이밖에 광동제약의 매출 1조클럽 합류 여부도 관전 포인트. 광동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60억원을 기록했지만 의약품 매출이 낮아 사실상 제약업계 1조클럽 명단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위탁판매를 시작한 2013년 이후 4년간 생수를 비롯한 음료사업 비중이 크게 늘면서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의약품 사업의 매출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 제약사가 맞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광동제약은 상반기 5664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동기대비 8.4% 성장했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1조클럽은 무난히 수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비소매‧업소용 삼다수 위탁판매권이 상실되면서 내년부터 연간 1800억원 규모의 삼다수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년 1조클럽 가입은 다소 어렵지 않겠느냐는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광동제약의 삼다수 매출 비중은 20% 수준이다.

바이오업체, 상승세타고 약진

바이오업체의 상승세도 눈여겨볼 만 하다. 셀트리온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설적을 달성한 여파에 힘입어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한 21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51% 증가한 442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매출은 6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올 매출액이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세계 최초 항체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에 이어, 세계 최초의 혈액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까지 퍼스트무버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모두 미국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하면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내년 상반기까지 품목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제조하는 바이오시밀러를 독점 유통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당초 올 매출이 9000억원대 후반으로 예상했으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7577억원에 비해 33.77% 증가한 1조136억원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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