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가격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커피·빙수 전문점들이 빙수가격을 일제히 인상해 소비자단체 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여름철 소비자가 많이 찾는 대표적인 디저트인 빙수는 커피 및 빙수 전문점이 등장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질적·양적으로 고급화되는 추세다. 한 그릇에 1만원을 훌쩍 넘는 빙수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최근 빙수가격을 인상한 커피·빙수 전문점의 가격과 인상 타당성 등을 검토했다.
빙수 가격인상률 최소 4.7%~최대 19.4%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일부 커피·빙수 전문점에서 빙수가격을 4.7%~19.4% 인상했다. 지난 5월 빙수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업체는 드롭탑, 설빙, 투썸플레이스, 이디야로 드롭탑은 1만8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9.4%, 설빙은 기존 7000원에서 7900원으로 12.9%, 투썸플레이스는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이디야는 9300원에서 9800원으로 5.4%를 인상했다.
하지만 가격이 인상된 빙수 중 과일빙수의 주요 과일 원재료인 망고, 딸기, 블루베리의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수요를 수입으로 충당하는 망고의 2016년 대비 2017년 수입단가는 13% 하락했다. 역시 대부분 국내에서 공급이 이뤄지는 딸기와 블루베리도 2016년 상반기 대비 2017년 상반기의 도매가격은 각각 10%, 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빙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우유의 원유수취가격은 2014년 1088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설탕의 가공 전 형태인 원당은 2016년 대비 2017년에 약 33% 인상됐지만 이는 2015년~2016년에 큰 폭으로 하락한 후 다시 상승한 것이다. 2012년보다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업체의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고가 빙수, 커피 2잔 대비 최대 43.2% 비싸
과일음료의 가격변동은 없는 상황에서 과일빙수의 원재료 가격 인상 역시 타당성에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다.
빙수의 경우 보통 2인이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아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커피의 2잔 가격 및 프라페, 에이드 등 과일음료의 2잔 가격을 빙수와 비교했다.
빙수가격을 인상한 4개 업체에서 판매하는 음료 중 과일을 주 원재료로 사용하는 과일음료 2잔의 평균가격은 드롭탑 1만1760원, 투썸플레이스 1만942원, 설빙 1만900원, 이디야 7986원이었다. 설빙을 제외한 3개의 업체는 빙수의 평균가격이 과일음료 2잔의 평균가격보다 최소 2.5%~최대2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와 비교할 경우 차이는 더 커졌다. 최소 20.6%~최대 43.2% 높은 것으로 나타나 빙수가 고가 메뉴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일빙수 가격은 인상됐지만 과일음료의 가격은 변동이 없고, 과일빙수를 판매하는 타 업체의 빙수가격 또한 인상된 바 없어 과일 등의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판매가격을 인상했다는 업체의 해명이 궁색하다는 것이다.
또 같은 빙과류에 속하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2016년 대비 2017년 상반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1.4% 감소했다.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 지수의 2016년 대비 2017년 상승률은 2.92%인데 비해 과일빙수 가격 인상률은 평균 10%로 나타나 빙수가격 인상이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디저트 메뉴가 런칭되고 해외 디저트 브랜드가 도입돼 빙수는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사이드메뉴에서 프리미엄메뉴로 자리잡으며 고가의 빙수가 당연하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 가격이 인하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이라는 명목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신규 영세업체의 등장이 활발한 커피·빙수 시장에서 가격인상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빙수 등 디저트 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타당성 없는 인상에 대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커피·빙수 전문점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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