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서 공간혁신까지 '의료기기 新패러다임'

일정온도 유지해주는 인큐베이터부터 한 번에 제어하는 스마트 수술실까지 등장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환자경험 조사’가 시행됨에 따라 의료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려는 병원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환자경험 조사에는 의료진의 서비스 만족도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만족도, 치료과정에서의 경험 등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헬스케어 기업 역시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위해 개별 의료기기를 넘어 수술실, 병실 등 의료 ‘공간’ 자체에도 혁신을 더해 줄 수 있는 솔루션 개발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실로 다가오는 미래형 스마트 세이프(Smart Safe) 수술실 ‘엔도알파’

올해 초 국내에 론칭한 올림푸스의 엔도알파(ENDOALPHA)는 국내 병원 도입이 가시화 되며 혁신적인 미래형 수술실에 대한 의료계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엔도알파는 수술실 내 의료기기 및 장비를 한 번의 컨트롤 패널 터치로 제어하는 수술실 통합 시스템으로 미래형 스마트 세이프(Smart Safe) 수술실 환경을 제공한다. 덕분에 기존 수술실에 비해 의료진의 동선을 최소화하여 수술에 더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

또 프리셋(Preset) 기능을 통해 집도의나 환자에 따른 수술기법 별로 미리 저장해 둔 의료기기 설정 값, 조명 밝기 등을 한번에 불러올 수 있어 수술 전 준비 시간을 줄여 준다. 

수술실이라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술 중 감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엔도알파의 여러 요소에서 고려됐다.

우선, 의료기기를 천장에 팬던트 형태로 배치하고, 컨트롤 패널로 제어하여 불필요한 접촉으로 인한 감염 위험을 낮췄다. 충격에 강한 파란색 강화 유리벽을 수술실 벽면에 사용한 점도 감염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는 엔도알파의 장점이다.

이 외에도 엔도알파가 적용된 수술실에서는 우수한 비디오 매니지먼트 기술 덕에 수술실 밖 외부 의료진과 실시간 소통과 컨설팅까지 가능하다. 컨트롤 패널부터 비디오 매니지먼트까지 수술에 필요한 기술을 골고루 갖춘 수술실 통합 시스템 엔도알파는 전반적인 수술 환경을 과거와는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앞둔 병원들로부터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둥이’ 생명 살리는 맞춤형 공간, ‘인큐워머’

예정보다 일찍 세상을 보거나, 장애로 인해 집중 치료가 필요한 아기들이 처음으로 머무는 공간인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특히 이 공간에서 신생아를 돌보고 치료함에 있어 일정한 온도 유지가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 온, 습도 조절이 가능한 신생아 보육기나 워머와 같은 기기들이 상황에 맞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 따라 의료진이 모니터링과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인큐베이터와 워머가 통합된 형태를 사용하더라도 인큐베이터와 워머 모드 전환이 원활하지 않아 온도 유지에 한계가 있었다.

얼마 전 한국드레가가 출시한 ‘인큐워머’는 이러한 단점을 뛰어 넘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후드의 개폐에 따라 인큐베이터와 워머 모드가 즉각적으로 작동하여 아기들에게 필수적인 일정한 온도와 습도, 산소 유지가 가능하다.

또 아기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는 장비의 불필요한 소음을 최소화하고, 대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 등을 들려준다. 이 밖에도 아기의 발달과 치료 과정을 관찰하고 필요한 처치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 기능까지 갖춰 신생아 치료 현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을 위한 통합 공간 솔루션, 프리조 ICU 베드 

공간에 대한 혁신은 병실에서도 이어진다. 거의 24시간 내내 누워 있는 중환자실의 환자들을 위해 안정성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중환자실 전용 침대도 진화하고 있다. 

퍼시스케어의 전동침대 프리조(Prizo) ICU 베드는 기존에 3개의 모터를 사용하던 제품과 달리, 총 5개 모터를 이용해 상하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하여 긴급한 엑스레이 촬영 등 중환자실 내 다양한 의료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개발회사인 퍼시스케어에서는 병실뿐만 아니라 진료실, 간호사 스테이션 등 여러 병원 공간에 최적화된 토탈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미 주요 병원에서는 ‘공간’ 혁신의 중요성을 깨닫고 병원 내 다양한 공간에 변화를 주고 있는 추세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그동안 크게 주목 받지 못 했던 수술 전 대기실 공간을 한옥 스타일로 개조했다.

또한 대기실에 머문 시간을 의료진이 쉽게 체크할 수 있도록 LED 전광판을 설치해 수술 전 환자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의료진의 환자 관리 효율성도 높였다. 고대 안암병원은 응급실의 환자들을 중증도에 따라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 컬러존(Color Zone)을 도입하여 환자의 불평을 줄이고, 응급실 내 혼잡도도 줄였다.

치열해지는 환자 유치 경쟁 속, 병원계의 공간 ‘혁신’ 노력과 사례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새로 등장한 ‘공간’의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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