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생존위한 사업다각화…의료기기시장 진출 활발

“수익성 창출” VS “장기적 마이너스”…약가인하·청탁금지법 등 어려운 영업환경 돌파구로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국제약 '스포테라', 녹십자엠에스 '팔뚝형 혈압측정기', 대웅제약 '노보시스'

제약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약가인하와 청탁금지법 등으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자 의료기기 분야를 통한 사업다각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약사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상상을 초월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 제약분야에서 창출해 내는 수익이 제약분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약산업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제약사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둘러싸고 찬반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전망에 대해서 ‘꾸준히 수요가 있다’는데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올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인구고령화와 그에 따른 치료방법 수요 확대, 혁신적 기술 특히 바이오일렉트로닉스 기술 발전에 힘입어 꾸준히 그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약은 조직개편과 물적분할을 통해 사업전문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헬스케어사업부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진행해온 동국제약은 최근 가정용 마사지 기기 브랜드 ‘스포테라’를 런칭했다. ‘스포츠’와 ‘테라피’의 합성어인 ‘스포테라’는 근육의 피로 해소 및 강화, 회복을 위한 가정용 안마기, 의료기기 전문 브랜드이다.

브랜드 런칭과 함께 출시된 첫 제품인 ‘스포테라 팜’은 휴대폰 정도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물리치료에 사용되는 저주파 전기 자극(EMS) 기술을 도입해 뇌의 신호 없이 근육을 직접 자극해 근육의 피로해소 및 강화, 회복을 도와주는 의료기기이다.

동국제약은 이에 앞서 작년 8월 의료용 CT(컴퓨터단층촬영) 장비 ‘모바일 CT 파이온’으로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CT 파이온’은 3차원의 3D 이미지 구현이 가능한 최첨단 의료장비로, 사지관절 부위의 영상진단에 특화돼 있다.

지난 5월 분리출범한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및 진단장비 사업 특화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게 된다. 

동국제약은 또 지난해 글로벌 당뇨관리 전문기업 아센시아 다이아비티즈와 협역을 맺고, 자가혈당측정기 브리즈와 컨투어의 국내 판권을 획득하는 등 의료기기 사업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웅제약 계열사 시지바이오를 통해 의료기기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정형외과 및 치과 골 이식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근 ‘노보시스’의 국내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골형성 촉진단백질 ‘rhBMP-2'를 주원료로 골이식재와 융합한 것으로,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골이식 전반에 사용 가능한 바이오 융합 의료기기다.

노보시스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8개 의료기관에서 심한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리증이 있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빠르고 높은 골유합율 및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일반적으로 척추 수술은 자기 뼈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노보시스를 사용하면 자가골 이식과 비교했을 때 뼈가 더 빨리 잘 붙을 뿐만 아니라 자가장골을 떼기 위한 수술시간과 출혈, 이로 인한 통증, 합병증을 감소시켜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인 휴온스메디케어는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 확대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휴메딕스는 지난해 의료기기 제조사 파나시를 인수했다. 파나시는 휴메딕스의 대표 제품인 ‘엘라비에 필러’를 일정하게 주입하는 ‘더마샤인 밸런스’를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이다. 휴메딕스는 파나시 인수를 계기로 더욱 효율적인 제품 생산과 수급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IT를 통해 의료기기 유통서비스에 진출했다. 한미그룹 계열사인 한미IT는 올들어 의료기기 유통업체 온타임솔루션을 설립했다. 온타임솔루션은 병원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 공급, 재고 관리 등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미IT가 개발한 케이다스 플랫폼을 활용해 의료기기 유통과정을 UHF 전자태그(RFID)로 실시간 확인 할 수 있다.

녹십자는 자회사인 진단시약 전문업체 녹십자엠에스를 통해 혈당측정기, 안구건조 등 치료기기 등을 시판하고 있다. 녹십자엠에스는 의료기기 사업으로 해외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 3월 녹십자엠에스는 미국 질병진단업체 테코 다이그노스틱스에 1230만 달러 규모로 혈당측정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비중을 두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회사 JW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월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힐롬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수술대와 무영등, 펜던트 등 수술실에서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한독은 지난 2015년 ‘한독칼로스메디칼’을 설립하고 저항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인 ‘디넥스’ 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디넥스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낮추는 의료기기로 지난해 유럽 CE마크를 획득해 국제적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동아에스티도 인공관절과 수술용 의료기기 등을 생산해 병원에 납품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제약시장으로 볼 때 신약과 제네딕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때 한계가 있다”면서 “제약사의 의료기기 진출은 생존을 위한 돌파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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