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 2분기 실적 하향세…하반기 개선 기대

IBK투자증권, 해외제품 성장·PB제품 공세 ‘이중고’


사드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 내수 시장의 경쟁 심화, 소재원가 상승의 부담으로 인해 국내 주요 식음료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하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분기를 비롯해 하반기에 들어서면 HMR 시장의 성장세와 신제품 판매 효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요 식음료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해외 판로 확대와 신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에 이어 투입원가의 상승과 경쟁 심화에 따른 판관비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을 상회한 11개 음식료 기업들2017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실적 합계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7%,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3월 달부터 불거진 사드 영향이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오리온 등 제과업체와 롯데푸드, 매일유업 등 분유 업체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 들어 음식료 업종지수는 8.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KOSPI지수가 17.6%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J·롯데푸드·주류업체 실적 기대치 밑돌아

음식료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낮은 가운데 KT&G의 실적 컨센서스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상승했다. 남미·아프리카 등 해외 담배 매출 성장과 홍삼 판매 호조세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9.3% 증가하며 양호한 실적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소재와 생물자원 부문의 수익성 부진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3% 감소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는 1분기에 이어 면제품류를 제외한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세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7%, 5.1% 증가하며 실적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푸드는 사드 이슈로 고마진 중국 수출 분유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국내 분유 시장에서도 압타밀 등 해외 브랜드와의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추세이며, 전체 실적에서 분유 매출 비중은 작지만 타 품목 대비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내수와 수출 분유의 업황 부진이 전체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주류 업체도 2분기 수입맥주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선, 수입맥주의 선호가 여전히 강세다. 올해 4~5월 맥주 수입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6% 크게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규모 증설로 인한 감가상각비와 재고에 대한 부담, 신제품 광고선전비 등을 고려하면 2분기 이익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 역시 맥주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조조정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7% 증가할 전망이다.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 증가세가 여전히 가파르고, 최근 수제맥주에 대한 규제 완화로 소규모 양조업체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해외제품 성장·저가 PB제품 공세 이중고

내수소비 침체가 장기화되고 식품시장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체 간의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분위기다. 제과 맥주 분유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해외제품의 성장세가 뚜렷하고, 유통업체의 저가 PB제품 출시 강화 추세도 식품업체들에게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입원가 하락으로 CJ제일제당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반기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드 영향은 기업이 자력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하반기에도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애널리스트는 꾸준히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거나 가시적인 점유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기업과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려 레토르트식품 등 고성장세에 있는 가정간편식(HMR) 품목 중심으로 사업 확대가 이뤄지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KT&G, 오뚜기, CJ제일제당 등을 꼽았다.

우선, KT&G는 담배 수출과 홍삼 판매 호조로 하반기 실적이 탄력을 받고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3분기 말경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하면 실적 개선의 요인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오뚜기는 하반기 라면 실적의 회복에 따른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3분 제품류, 즉석밥, , 냉동피자 등 HMR 판매량이 증가하고 소스와 유지부문도 견조한 성장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마케팅 비용감소의 효과도 있어 수익성 개선이 뒤따를 전망이다.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 18.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 부문의 HMR 제품 판매량 확대가 전체 외형을 견인할 전망이다. 3분기부터 원재료 투입단가의 부담이 줄고, 제품 가격의 인상 효과가 온전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생물자원부문도 해외 축산 업황 부진이 구조적 이슈가 아닌 만큼 하반기 수익성 회복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에 연결기준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28.5% 증가할 것이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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