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나노입자 이용한 패혈증 치료제 개발

서울대병원-기초과학硏 "항산화·항염증작용 치료효과 우수"

국내연구진이 패혈증 동물에서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항산화, 항염증 작용이 탁월한 나노 입자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공동 제1저자 강동완)와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인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공동 제1저자 소민)의 공동 연구팀은 나노입자의 생체 독성을 최소화하는 대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 이 같은 기능의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과도한 면역 반응에 의해 치명적인 장기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렴, 요로감염 등의 감염이 초기에 조절되지 않거나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특히 노인에서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패혈증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150만 명에서 발병하며 이중 530만 명이라는 많은 수의 환자가 사망한다. 또, 우리나라에서 패혈증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347명으로 뇌졸중 206건보다 많이 발생한다.패혈증환자의 사망률은 31%로 뇌졸중 9%보다 3배 이상 높다.

이처럼 패혈증은 우리 주변에 흔하다고 알려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보다 더 흔하게 발생하며 인명피해도 심각하다. 최근엔 유명 가수와 전직 대통령 등도 패혈증 쇼크로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질환의 심각성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패혈증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패혈증은 한 번 발생하면 신체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 혈압 저하, 급성신부전, 혈액응고장애와 같은 일련의 장기 부전으로 악화돼 수액 공급, 혈압 유지, 수혈, 혈액투석과 같은 보존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감염원과 상관없이 신체의 과도한 면역반응 자체가 문제여서 항생제처방으로는 효과가 없다. 최근 발전한 중환자의학이 패혈증 사망률 감소에 기여한 바는 있다. 하지만 환자나 보호자로선 패혈증 치료에 들어가는 높은 진료비가 큰 부담이 되며 1,2차 의료기관이 치료하기엔 한계가 있다.

패혈증의 특징은 초기일 때 과도하게 발생하는 활성 산소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왔다.

이를 주목해온 연구진은 2012년부터 항산화 효과가 있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뇌경색, 뇌출혈 등의 동물실험에 적용, 착수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이미 입증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나노입자의 생체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리아 나노입자가 지르코늄 이온(Zr4+)과 결합하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세륨 3가 이온(Ce3+)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유지력은 길어진다.

연구팀은 세리아-지르코니아를 7대3의 비율(Ce0.7Zr0.3O2)로 합성하면 세포 내 활성산소의 제거와 함께 염증 반응 완화에 가장 탁월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는 단 한 번 체내 주입으로 반영구적인 항산화제 작용을 한다. 이를 패혈증 동물 모델에 적용했을 때 손상된 장기 주변으로 나노입자가 다량 유입돼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염증 반응을 억제시켜 최종적으로 생존율을 2.5배 증가시키는 것이 검증됐다.

이 연구를 이끈 이 교수와 현 교수는 "나노기술을 의학에 활용하려면 각 분야 간의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도 수요가 큰 임상 분야에 나노기술을 적절히 접목시킨 결과"라면서 "강력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보이는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가 패혈증 환자의 시술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의 논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7월 5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성과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속표지(Inside Cover) 논문과 '가장 주목받는 논문(Hot Paper)'에 선정됐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질병중심 중개 중점연구),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홍유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