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개발만이 살 길” 고부가가치 창출 총력질주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1/ 제약·바이오강국으로 가는길] 사활 건 R&D 투자

▲국내 제약사들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해 매출액의 8%인 1조1320억원을 연구개발(R&D)비로 투자했다.

그러나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는 상상을 초월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로슈는 2015년 매출액의 18.8%인 9조723억원을, 화이자는 16.8%인 8조3670억원, 노바티스는 16.7%인 10조453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로슈 한 기업의 연구개발비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체 전체를 합한 것보다 8배 이상 많다. 그나마 10년 전 매출액 대비 비중이 4%였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상승한 수치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년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다소나마 위안이 된다. 지난 2006년 34개 상장제약사의 연구개발비 총액은 3451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5.9% 수준이었다. 이후 매년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상장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는 2010년 6017억원(매출액 대비 6.6%)에서 2015년 1조 4515억원(매출액 대비 9.1%)으로 크게 늘었다.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매년 규모를 늘려가면서 신약 개발에 한걸음씩 다거서고 있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62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8827억원)의 18.4%로, 국내 제약사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1분기 연구개발 비용으로는 426억원을 투자했다. 이 역시 총매출액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의 연구개발비다.

지난 3월에는 신약 개발 전문가 권세창 부사장과 한미약품의 제제(製劑)연구 전문가인 우종수 부사장을 공동대표 사장에 선임하는 등 R&D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바이오신약과 합성신약을 모두 포함해 총 23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바이오신약 14개, 합성신약 9개다. 이중 전임상 단계에 있는 신규 후보물질은 모두 9개다.

신규 후보물질에는 바이오신약의 약효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희귀질환 치료제와 북경한미약품이 개발한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가 적용된 면역표적항암 이중항체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유한양행은  올해 연구·개발 투자비를 지난해에 비해 18% 늘린 1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까지 혁신 신약 3개를 기술수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2015년 연구조직을 글로벌신약센터와 제품화센터, 임상개발실로 확대 개편했으며, 230여명의 연구진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미래성장동력 구축의 일환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 확대하면서 2015년 말 기준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1년 만에 19개까지 늘렸다.

유한양행은 복합제 개량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합제 시장은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두 가지 질환에 동시 작용 등 장점을 기반으로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4년 듀오웰, 2015년 로수바미브와 모노로바 등을 대형 품목으로 키워냈고 올해는 3제 고혈압 복합제 'YH22162'와 고지혈증·당뇨병 복합제인 'YH14755'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JW중외제약도 글로벌 진출을 위해 혁신 신약 개발을 본격화 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주목하고 있는 면역 질환 치료제는 C&C신약연구소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 C&C신약연구소는 일본 쥬가이제약과 합작해 만든 바이오 벤처 연구소로, 지난해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한 파이프라인은 항암제, 면역 질환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총 8개로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이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는 면역 질환 치료제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전임상 동물 모델 평가에서 이 약물은 우수한 항염증과 항소양(가려움증 완화) 효과를 확인했으며, 높은 안전성이 검증됐다. 면역 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은 현재 동물 임상을 끝마치고 상업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표적 항암제 CWP291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CWP291'는 암의 줄기세포를 사멸시켜 근원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혁신신약이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국내 제28호 신약이자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뉴클레오티드계열 만성B형간염치료제인 베시보정에 대한 식약처의 허가를 취득했다.

개발 과정에서 만성B형간염 분야의 대표적 치료제인 엔테카비르(제품명 바라크루드)와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제품명 비리어드)과의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또 기존 약물들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진 골밀도 감소와 신장기능 저하 등과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아 약물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베시보정은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21.8% 증가한 726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3% 증가한 194억원을 투자했다. 동아에스티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4개의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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