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신약 개발 본격화… 글로벌 시장도 급팽창 중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1/ 제약·바이오강국으로 가는길] 제약사 체질개선 통해 사업 확장

▲지난해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스카이셀플루4가 런칭 심포지엄’에 소아청소년과와 내과 개원의들이 대거 참석, 정보를 공유했다.

제약업계의 무게 추가 바이오 분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화학 합성 의약품 일색이었던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바이오백신과 바이오신약 개발에 나서는 등 체질개선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바이오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4년 1790억달러에서 2020년 2780억달러로 급속히 팽창해 세계 의약품 시장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출실적 14억4천만달러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은 14억4000만달러로 전년 9억3000만달러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국내 제약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제약협회도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회원사가 크게 늘면서 협회명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바꿨다.

SK케미칼이 바이오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가 2016-2017 독감접종 시즌에 완판되는 성과를 거둔데 이어 기술수출한 바이오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한번의 접종으로 네 종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하다. 또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해 제조과정에서 항생제 사용을 없앴으며 국산 4가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만 3세 이상의 전 연령에서 접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셀플루’ 라인업에 이어 CSL에 기술이전을 통해 라이센스 아웃한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캐나다에 이어 올해 유럽의약국(EMA)과 호주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LG화학은 박진수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 익산공장을 방문해서 사업을 챙길 정도로 바이오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LG화학은 팜한농의 그린바이오와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레드바이오 등을 포함해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2025년 매출 5조원대의 글로벌 사업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팜한농을 인수한데 이어 LG생명과학을 합병해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팜한농은 작물 보호제와 기능성 종자 우수형질 개발을, LG생명과학은 합성신약, 백신, 바이오시밀러 등을 담당한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를 바이오 메카로 보고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2012년 인도네시아의 제약사 인피온과 합자해 인도네시아 최초 바이오의약품 공장 대웅 인피온을 준공했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선진국에 역수출하는 리버스이노베이션 모델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4월 바이오 의약품 전문 연구·개발 기업인 알테오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연구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바이오 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계열사인 디엠바이오는 알테오젠이 개발 중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LT-02’의 글로벌 임상3상을 위한 임상시료 생산 및 상업화 후 제품 생산에 대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디엠바이오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을 위해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바이오벤처와 손잡고 투자 확대

유한양행이 사업 영역 확대와 신약 확보를 위해 바이오벤처에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6년마다 교체되는 전문경영인 체제여서 신약 R&D 연속성의 한계를 유망한 외부업체와 파트너십으로 극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3개 바이오업체 등에 1190억원을 투자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바이오벤처기업 천랩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연구소(ICM)를 출범했다. 연구소는 양 사가 보유한 기술을 융합해 장내세균이 관여하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몸속에 공존하는 미생물 유전 정보를 뜻하며, 이를 활용하여 인체와 미생물의 상호작용 등을 밝히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녹십자는 바이오신약 발굴과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2015년 최승현 솔크연구소 구조생물학실험실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면서 바이오 신약을 통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용인 녹십자 캠퍼스에 건설 중인 셀센터는 녹십자그룹 내에서 바이오분야의 핵심 축 역할을 하게 된다. 연면적 2만800㎡ 규모인 셀센터에는 면역항암제 개발사 녹십자셀, 세포치료제 개발사 녹십자랩셀 등 녹십자그룹 내 바이오 신약을 연구하는 계열사가 입주하게 된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을 시작하면서 바이오분야에 진입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사람 뇌 흑질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떨림이나 경직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제일약품이 개발 중인 이 치료제는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를 재생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작용기전을 가져 근본적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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