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제약사 영업이익 개선 숨은 공신 ‘김영란 법’

R&D비용 증가했으나 김영란법 영향으로 판관비율 감소…지난해보다 실적 좋아질 듯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녹십자 등 상위제약사들이 지난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데는 김영란법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금융투자는 ‘2017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 R&D 비용이 증가했으나 김영란법으로 인해 판관비율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효과를 가져왔다”밝혔다. 

보고서는 또 영업실적 개선효과가 올 내내 지속되면서 지난해 보다 우수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그동안 매년 약 7% 중반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보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10.1%에 달하는 기록적인 이익률을 달성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R&D 비중이 증가했음에도 판관비율이 전년대비 1.8%p나 감소한 것이 실적개선의 직접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약 13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약 33% 가량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실적 달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종근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3%나 증가하는 놀라운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은 대웅제약으로부터 도입된 글리아티린, 자누비아, 바이토린, 아토젯 등 효자상품들이 호조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증액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률 측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올 실적에서 큰 기대는 어렵지만 평년작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약품의 경우 작년과는 달리 기술료 인식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매출액 대비 높은 R&D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선민정 연구원은 “자체 개량신약의 선전으로 올해 하반기 내내 안정적인 실적은 뒷받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영업이익이 3년 연속 감액될 것으로 점쳤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2015년 5.5% 감액된데 이어 2016년 14.4% 감액됐으며 올해는 10% 가량 감액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약 10%로 추정되는 R&D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2017년에도 전년(1170억원)보다 증가된 1300억원의 R&D 비용이 집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민정 연구원은 “한미약품과 녹십자 모두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1분기에 컨센서스(예상 실적)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면서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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