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1분기 경영성적 명암 확실

“아모레퍼시픽·잇츠스킨 울고 LG생건·한국콜마 웃었다”

중국의 사드 역공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화장품업계 경영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잇츠스킨 등은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반면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사드악재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 중국 의존도가 높을수록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져 향후 국내 화장품업계의 체질개선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연속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그룹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5% 성장한 1조8554억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3785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별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에스쁘아, 에스트라, 아모스프로페셔널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고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 5690억원(6%), 영업이익 3168억원(-6%)으로 나타났다. 면세와 e커머스, 해외 사업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한 1조 1044억원,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2340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1분기 그룹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경기 침체와 3월 이후 해외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한 것으로 결국 사드 직격탄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브랜드와 채널 정비를 위한 투자 확대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업체는 잇츠한불로 영업이익이 절반 넘게 줄었다. 최근 잇츠스킨과 한불화장품의 통합으로 재출범한 잇츠한불은 합병 전 잇츠스킨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41억원, 영업이익은 13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5.1%, 5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상승한 유통채널 매출은 잇츠한불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입점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이마트, 홈플러스, NC백화점, 롯데백화점 및 롯데마트, GS슈퍼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채널 확대뿐만 아니라 각 유통 채널별 전용상품 출시를 통해 매출을 더블 견인한다는 전략의 결과다.

잇츠한불은 “최근 출시한 색조 신제품들이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사드의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며 “국내시장의 지위와 브랜드파워를 대폭 강화하고, 북미·유럽·중동·남미 등 수출 다변화 전략과, 중국 현지생산·위생허가 취득 확대를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중국발 매출 부진을 적극적으로 타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ODM 전문기업인 코스맥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9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8%나 감소했다. 매출액은 2191억원으로 26%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5억원으로 71%나 감소했다.

이처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화장품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와중에도 미국·유럽 등의 수출선 다변화, 유통채널 확대 등으로 실적 성장을 이룬 업체들도 있다.

LG생활건강은 사드 위기에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 1조6007억원, 영업이익 2600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5.4%, 11.3% 성장했으며 이는 사상최대 분기실적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사드의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경영환경에서도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3개 사업부문의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모든 사업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견고한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47분기 연속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48분기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2년 가까이 꾸준히 성장했다.

1분기 사업별 실적을 보면 먼저 화장품 사업은 매출 8542억원, 영업이익 17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7.2%, 12.4% 성장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로 인한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럭셔리 화장품이 전년동기 대비 14% 성장했고, 특히 궁중화장품 ‘후’와 발효화장품 ‘숨’의 매출은 각각 20%, 23%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 매출은 중국, 베트남, 미국 등 각 지역의 고른 성과로 전년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중국은 최고급 백화점 매장을 183개로 확대하며 매출이 25% 성장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 4304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을 달성,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1.2% 성장했다.

이와 함께 ODM 전문업체인 한국콜마도 1분기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한국콜마는 1분기 매출 2014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5.5%의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18% 증가했으나 그 증가율은 주춤(1.6%p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내법인 화장품 ODM 사업부문에서 약 13%의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제약 부문에서 30% 성장해 지난해의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경콜마는 지난해 하반기 증설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이번 분기에도 50%대의 높은 매출성장을 보인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PTP, CRS에서도 최소 210억원 이상 매출이 성장해 국내외 모두 양호한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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