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간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한약”

한림의대 김동준 교수, 대한간학회 주최 간의 날 토론회서 지적

노의근 기자 2010.10.20 18:31:10

왼쪽부터 식약청 박혜경 과장, 한림의대 김동준 교수,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과장, 서울의대 정숙향 교수   
▲ 왼쪽부터 식약청 박혜경 과장, 한림의대 김동준 교수,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과장, 서울의대 정숙향 교수 
  
대한간학회(이사장 유병철·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20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제11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열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A형 간염에 대해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의대 정숙향 교수는 “우리나라의 A형 간염 발생율은 인구 10만명당 62.4명으로 매우 높은 편이며, 수도권 지역의 20~30대 젊은 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감염경로는 A형 간염 환자와의 직접 접촉, 어패류 등 날 음식 섭취, 해외여행 순으로 나타났고,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발생빈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수준은 2028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항체 유무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A형 간염 백신의 추가접종이 실시되면 최대 2년 이내에 발병 수준을 인구 10만명당 50명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며 “백신 비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예방접종을 통해 치료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국내산 백신을 고려해 봤으면 한다”고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과장은 “정부에서 A형 간염 예방 대책으로 올해 말부터 제1군 법정감염병으로 등재하고, 소아 필수예방접종에 포함시키려고 추진 중이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예산(300억원)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다”면서 “실무담당자 입장에서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한림의대 김동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독성 간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이 한약(40.1%)이며, 그 다음이 상용약(27.3%), 건강표방식품(13.7%), 민간요법(8.6%) 등의 순이다”며 “한약의 경우 그 자체가 원인인지, 한약의 오남용(잘못 처방)이 원인인지, 제멋대로 유통되고 있는 한약재의 오염이 문제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독성 간손상은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쳐도 발견되지 못한 경우가 있어 시판 후 조사와 같은 지속적인 감시체계가 꼭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 상용약에 대한 부작용감시체계는 있으나 한약과 건강표방식품, 민간요법의 부작용감시체계 기능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독성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약청의 기준을 통과한 건강기능식품과 시중에서 유통되는 건강식품을 올바르게 구별해야 하며,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과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으로 권고됐다.

앞서 기념식에서는 대한간학회가 지난 10년간 대국민 간 건강 증진을 위해 펼쳐온 다양한 활동상이 소개됐다. 간학회는 전국 규모의 지역사회 공개강좌와 무료검진, 외국인 근로자 대상 무료 건강검진 등 다양한 간 질환 캠페인을 통해 조기 질환 발견 및 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왔으며, 특히 올해부터는 외국인 근로자 뿐만 아니라 새터민까지 대상을 확대해 그 의미를 더했다.

유병철 이사장은 “대한간학회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간 질환 캠페인을 전개해 우리나라의 간 건강 증진과 나눔의 뜻을 전하고자 노력해왔다”며 “뜻을 함께해 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함은 물론,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정확한 질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학회는 올해 제11회 간의 날을 맞아 전국 지역사회 주민 대상으로 총 44개 종합∙대학병원에서 건강강좌를 실시하고, 총 38개의 병원에서 무료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외국인 근로자 및 새터민을 위한 무료 건강검진을 진행한 바 있으며, 건강에 대한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하고 1:1 상담이 가능하도록 간의날 홈페이지(www.liverday.com) 및 콜센터(080-012-1020)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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