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대로알고먹자(14)오래된약을잘못먹으면?

오심·구토·두드러기 등 대표적 부작용

박환국 기자 2009.05.21 18:20:34

약국 방문해 재사용·폐기 여부 상담받아야

유통기한이 지난 오래된 약을 먹으면 어떨까? 대부분의 가정에 무심코 방치해 놓은 감기약을 비롯한 오래된 약들이 한 두 가지 정도 있을 것이다. 의약품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어느 정도까지는 약효가 남아 작용을 하지만 반감기가 떨어져 정상인 의약품에 비해 당연히 약효가 떨어진다. 또 잘못 먹을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 유통기한이 경과한 의약품은 가까운 약국을 찾아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재사용 또는 폐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호에는 서영석 부천시약사회장의 도움을 받아 무심코 오래 방치된 약을 잘못 먹었을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협심증 환자 이모(57·서울 영등포구)씨는 최근 갑자기 가슴 통증이 심해지자 집에 있던 ‘니트로글리세린’ 한 알을 먹었다. 5분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한 알 더 먹었다.

니트로글리세린은 협심증 환자의 급성 발작 완화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이씨는 결국 응급실에 실려갔다. 니트로글리세린은 열이나 공기·습기에 노출되면 약 성분이 사라져 아무 효과가 없는데 이를 몰라 위험에 빠진 것이다.

직장인 김모(35·여·대전시 유성구)씨는 4년 전 기미 치료용으로 레티놀 성분의 피부 연고를 처방받았다. 쓰고 남은 연고는 보관했다. 김씨는 최근 얼굴에 기미가 다시 생기자 무심코 이 연고를 발랐다가 얼굴이 붉어지고 따끔거리는 부작용이 생겨 고생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연고를 바르면 접촉성 피부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이같이 유통기한이 경과한 의약품을 잘못 복용하면 약효가 없어지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오심, 구토, 두드러기 등이 대표적이다. 또 혈압약과 당뇨약의 경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복용했을 경우에는 효과 없는 약을 먹는 꼴이 된다. 약 이름을 제대로 적어놓지 않고 보관해 약물 오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집에 굴러다니는 약을 감기약으로 오인해 먹은 뒤 중이염·폐렴 등으로 발전한 사례도 적지 않다.

서영석 부천시약사회장은 “이처럼 집안에 방치된 의약품을 함부로 쓰다간 큰 화를 부른다”며 “하지만 상당수 환자는 아까워 좀처럼 약을 버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리기 아까워 보관하다 우연히 생각나면 오래된 약을 정리하는데 대개 쓰레기통이나 개수대에 버린다.

서영석 회장은 “약의 포장 단위를 작게 해 소비자들이 낱개로 구입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선진국처럼 알약에도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것도 방안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상당수의 약국이 지자체, 환경부 등과 연계해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에 대해 재사용 및 폐기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용하지 않고 남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이 있다면 약국에 들러 약사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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