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듣고, 말하는 의약품 중 하나가 발기부전 치료제이다. 사실 발기부전은 이전에는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현대인들이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삶의질(Quilty Of Life)'을 추구하면서 대표적인 QOL의약품 또는 '해피드럭’으로 인식돼 왔다. 발기부전치료제의 원조의약품인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임상시험 중 나타난 부작용(side effect)의 효과를 극대화해 개발된 의약품이다. 비아그라는 최초에는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이 진행됐으나 임상시험 과정에서 남성 발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이게 된 경우이다. 이같이 임상시험 중 우연히 발견하게 된 부작용으로 운명이 엇갈리게 된 제품에는 ‘미녹시딜’ 등이 있다. 미녹시딜은 현재 고혈압치료제로 쓰일 뿐만 아니라 탈모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비아그라 이전의 발기부전 치료법은 약물의 경우 크게 효과가 없었고, 남성 성기에 약물을 주입하거나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이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방법은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 따라서 다른 약물에 비해 효과가 월등히 높고, 경구 복용을 하는 비아그라의 개발은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비아그라가 발기부전으로 인해 성생활에 불편함을 느꼈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 후 릴리와 바이엘 등이 ‘시알리스’와 ‘레비트라’ 등의 제품들을 속속 내 놓기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비아그라의 명성에 맞서 긴 발기속도, 남성 성기의 강직도 등 차별화된 제품의 특장점을 알리면서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비아그라의 매출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가운데 유럽 등 일부국가에서는 시알리스의 매출이 비아그라를 추월한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아제약이 ‘자이데나’를 출시하면서 외국제품에 맞서게 됐다. 이어 SK제약이 ‘엠빅스’를 출시했으며 종근당은 바이엘과 코마케팅을 통해 ‘야일라’를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부작용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두통, 안면홍조, 소화불량, 비충혈, 설사, 현기증, 관절통 등의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드물게 시각장애, 삼계항진, 심근경색, 신경계 등에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효과가 없거나 감소 또는 발기부전이 도리어 악화하거나, 사정지연, 사정장애 등의 무효과 내지 역효과가 보고된 경우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성교 후에도 발기가 수 시간 째 지속돼 응급실에 실려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4시간 이상 발기(6시간 이상의 통증을 수반한 발기)가 지속될 경우 즉시 의사의 도움 및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지속발기증이 곧바로 치료되지 않으면 음경 조직손상 및 발기력의 영구 상실을 야기할 수 있다. 또 수 년간 성교를 하지 않은 심혈관계 질환자의 경우 약의 투여를 시작하기 전에 그들의 심혈관계 상태에 대해 신중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발기부전치료제가 정자를 손상시켜 남성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의 데이비드 글렌 박사는 의학저널 '생식과 불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부 불임 클리닉이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발기부전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이같이 지적한 바 있다. 발기부전치료제 복용으로 정자 활동은 더 활발해졌으나 정자가 난자의 막을 뚫고 들어가게 해주는 효소주머니의 기능은 손상됐다는 것이다. 발기부전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이를 의약품이 아니라 정력제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회 풍토에도 문제점이 있다. 환자 자신의 상태를 의사와의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처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이지만 이를 정력제로 오인, 잘못된 유통구조를 통해 약을 공급받으려는 사회적 인식도 부작용이 증가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또 이 때문에 가짜약이 대거 적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중국산 건강식품에서도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검출되고 있기도 하다. 회사들은 가짜약 유통을 막기 위해 홀로그램 부착 등에 나서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의 개선 없이 100% 차단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