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의원을 중심으로 PDRN·PN 기반 피부미용 시술이 빠르게 확산되자 의료계가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계는 레이저·초음파·고주파 장비와 함께 스킨부스터 시술까지 한의계가 확대하고 있다며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와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대한피부과의사회는 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계가 피부미용 의료 영역으로 무분별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면허 범위를 벗어난 불법 의료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계가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한 부분은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PDRN·PN 기반 스킨부스터 시술이다. PDRN(Polydeoxyribonucleotide)과 PN(Polynucleotide)은 조직 재생과 피부 개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기로, 현대 의학적 원리에 기반해 개발된 물질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단체는 "PDRN·PN을 약침 형태로 조제·사용하는 것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행위가 아닐 뿐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체계에서도 벗어나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인체에 주입하는 것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부미용 시술은 단순 처치가 아닌 고도의 전문 의료행위라고 강조했다. 환자의 피부 두께와 혈관·신경 구조, 염증성 질환 여부 등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괴사, 감염, 알레르기 반응, 신경 손상 등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의과적 수련이 요구된다는 것.
레이저·고주파·초음파 장비 사용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이들 의료기기는 해부학·생리학·병리학·피부과학 등 현대의학 기반 위에서 사용되는 의과 의료기기"라며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 역시 과거 한의사의 IPL 광선치료기 사용을 현대의학적 의료행위로 판단해 위법성을 인정한 바 있다"며 "2022년 초음파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 또한 한의학적 진단 보조수단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일 뿐 치료 목적 사용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최근 한의원 내 PDRN 주사제 공급량 증가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6개 한의원에 226개 공급됐던 PDRN 주사제가 2025년 7월 기준 626개 한의원에 2234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이는 단순 증가 수준이 아니라 전문의약품 사용이 한의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면허 범위를 넘어선 의약품 사용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외탕전실에서 제조되는 약침액 관리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의료계는 "의과 주사제는 엄격한 임상시험과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고 있지만, 일부 약침액은 제조·품질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성분과 효능, 용법에 대한 정보조차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며 "정부가 약침 및 유사 주사제의 제조·유통·사용 전반에 대한 통합 관리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의계가 일부 교육과정을 근거로 전문성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의료행위의 적법성은 교육 여부가 아니라 면허 범위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몇 시간의 보수교육이나 단편적 교과과정만으로 면허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은 의료체계 자체를 흔드는 위험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 단체는 ▲한의계의 레이저·초음파·고주파 의료기기 및 PDRN·PN 시술 즉각 중단 ▲불법 의료행위 단속 및 처벌 강화 ▲약침 및 유사 주사제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 재정비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의료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고도의 전문 영역"이라며 "면허 체계의 경계가 무너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