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료 전문가들이 증가하는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과잉 진료' 등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지목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능동적인 재정 관리와 적정 진료 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대한예방의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세션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학계 전문가들은 국민 건강과 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비효율적 의료 전달 체계와 과잉·과소 진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영은 적정진료분석센터장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건전한 재정 관리를 위한 공단의 '적정진료 관리방향'을 소개했다.
특히 일부 요양기관의 과잉 진료 행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고가 의료영상검사(CT)를 소아 폐렴 환자 전원에게 실시하거나 인플루엔자 환자에게 불필요한 검사를 하는 등 과도한 수익 추구 행위가 환자의 건강에 해를 끼치고 불필요한 건강보험 지출을 초래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의료진의 합리적 판단에 따른 적정 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재훈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비효율적 전달체계와 불필요한 서비스로 인한 낭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전공의 집단 이탈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 의료공급이 감소했음에도 사망률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음을 사례로 제시하며, 불필요한 의료 행위가 만연해 있음을 시사했다.
정 교수는 현재 가입자 중심의 과다이용자 관리와 느슨한 급여기준으로 인한 의료공급자 관리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공단이 빅데이터 기반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공급자의 자율 개선을 유도하고 급여기준의 정교화를 제안하는 등 능동적인 재정 관리 및 적정 진료 유도를 위한 보험자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적정 검사 주기 준수가 건강과 비용 모두 관리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오승환 교수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근거중심진단검사의학위원장)는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검사가 권고 수준(3개월 주기, 연간 4회)보다 과도하거나 과소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을 지적했다.
오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와 건강수준의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임상현장에서 과도하지 않은 적정 수준의 검사를 통해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의료비용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