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기 운동은 별도 장비나 비용 없이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 속 건강법으로 꼽힌다. 하체 근력 강화와 체지방 감량 효과가 뛰어나 직장인·주부·고령층 등 남녀노소가 손쉽게 활용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는 평지 걷기의 2~3배에 달하는 체중 부하가 실리므로 과도한 반복은 무릎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슬개건염(무릎힘줄염)'이다. 슬개건은 무릎뼈(슬개골)와 정강이뼈를 연결하는 힘줄로, 계단이나 비탈길을 오르내릴 때, 앉았다 일어설 때 강하게 긴장된다. 반복적 충격이 누적되면 미세 손상이 쌓여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운동 전후 무릎이 뻣뻣하게 느껴지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이미 슬개건염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무릎을 눌렀을 때 찌릿한 통증, 열감·부종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수원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남신우 병원장은 "무릎은 체중이 집중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재발이 잦은 관절"이라며 "초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운동량 조절 ▲휴식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재생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후 통증이 가라앉으면 허벅지·엉덩이 근육 강화와 유연성 회복을 위한 재활 운동을 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관절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5mm 이하 최소 절개로 소형 카메라와 특수 기구를 삽입해 병변을 직접 확인·치료하는 방식이다.
남신우 병원장은 "슬개건염은 운동선수뿐 아니라 계단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에게도 흔하다"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무릎 주변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이 느껴질 땐 즉시 강도를 낮추거나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릎은 우리의 체중을 지탱하는 핵심 관절이다. 작은 통증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