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동맥경화학회 "검진·치료 통합해야 심뇌혈관질환 줄인다"

ICoLA 2025 국제학술대회 개최, 만성질환 통합관리·급여 현실화 등 정책 제언
'가짜 정보 대응' 의료정보위 신설… 다학제 등 강점 살려 심혈관질환 극복 앞장

김아름 기자 2025.09.11 14:41:50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11일 국제학술대회(ICoLA 2025) 개막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년 이후 4년으로 늘어난 국가검진 주기를 환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학회는 조기 진단의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며, 질병관리청 연구용역을 통해 '2년 주기 타당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회장 한기훈, 이사장 김상현)는 11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제14회 국제학술대회(ICoLA 2025) 개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요 정책 과제와 학회 운영 현황을 발표했다.

학회는 이날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이상지질혈증 검진 주기 환원'을 꼽았다. 이상엽 보험법제이사(중앙의대 순환기내과)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달리 이상지질혈증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검진이 특히 중요하다"며 "4년 주기는 조기 진단과 치료의 공백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학회는 질병관리청의 연구용역을 통해 검진 주기 단축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는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적 문헌 고찰 등을 포함하며, 최종적으로 '2년 주기'의 과학적·경제적 근거를 마련해 정책 당국에 제시할 계획이다.

이상엽 이사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적의 검진 체계를 갖추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학회가 앞장서서 과학적 근거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병처럼, 이상지질혈증도 국가 관리체계 포함해야"

학회는 이상지질혈증을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국가 만성질환 관리체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사망 원인 1위가 심뇌혈관질환인 만큼, 주요 위험인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질병관리청의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사업에는 아직 이상지질혈증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3대 만성질환을 함께 관리하는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강검진 결과 통보 방식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획일적인 수치 제공 대신, 당뇨병 동반 여부 등 개인별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신호등 체계'로 시각화해 환자의 이해를 돕겠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치료 참여도를 높이고 적극적인 관리로 이어지게 하는 전략이다.

'가짜 정보' 대응 위해 의료정보위원회 신설

학회는 최근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잘못된 건강정보 문제에도 목소리를 냈다. 박재형 총무이사(고려의대 순환기내과)는 "유튜브 등에서 조회수를 노린 자극적인 건강 정보가 난무하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학회 차원의 '의료정보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검증된 정보를 대중에 제공하고, 허위·과장 정보를 바로잡는 역할을 맡는다. 학회는 이 활동이 국민과의 신뢰를 강화하고, 올바른 치료 참여를 유도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학제 강점 살린 국제 학술 교류

이날 개막한 ICoLA 2025는 순환기내과, 내분비대사내과, 신경과, 영양학, 기초의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다. 학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최신 치료 경향과 함께 인공지능(AI), 챗GPT 활용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최신 지견도 공유한다.

김학령 학술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는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동반질환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며 "학회의 다학제적 강점을 살려 학문적 교류와 임상 현장의 변화를 동시에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제언·국민 소통·연구 3축 강화"

김상현 이사장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학술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정책 제언과 대국민 소통까지 함께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민 건강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심뇌혈관질환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복합적 위험요인이 얽힌 사회적 문제"라며 "학회는 인류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명 아래, 근거 기반의 정책과 과학적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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