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골관절염, 유형별 맞춤 치료 가능해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용석 교수팀, 개인별 특성 반영한 AI 예측 모델 개발

홍유식 기자 2025.09.08 09:28:00

그동안 단순히 노화로 치부되던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용석 교수 연구팀은 환자 개인의 특성에 따라 골관절염이 다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용석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무릎 통증으로 내원한 약 7만 9천 명의 환자 중에서, 5년 이상 추적 관찰이 가능하면서 골관절염의 진행 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833개의 무릎 X-ray 영상과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무릎 골관절염의 진행 양상은 환자 개인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특히, 골밀도가 낮은 환자는 뼈의 지지력이 약해 무릎 전반으로 골관절염이 퍼지고, 주로 관절 간격이 좁아지는 형태로 진행했다. 반대로 골밀도가 높은 환자는 부하가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해당 부위에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이 과정에서 다리 모양의 변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석 교수

또한, 젊은 환자라도 고혈압·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있으면 관절 주변으로의 혈류 공급이 줄어 염증 반응이 촉진되면서 무릎 전반에 골극이 많이 생기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자별 특성을 반영한 AI 예측 모델은 무릎 골관절염 진행을 예측하는 데 있어 최대 AUC 0.94를 기록하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AUC(곡선 아래 면적)는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우수함을 의미한다. 이번 모델은 기존의 단순 통계 방식(AUC 0.87)보다 성능이 뛰어나, 환자별 진행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샤플리 가산 설명법(SHAP, SHapley Additive exPlanations)을 활용해, 각 환자의 특성이 골관절염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치로 정량화하고 시각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환자별 위험 요인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 예측 모델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래 진료 시 쉽게 얻을 수 있는 환자의 방사선 및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골관절염의 진행 패턴을 조기에 파악하고, 환자별 맞춤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골밀도가 낮은 환자의 경우는 비록 골관절염이지만 골다공증 치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골밀도가 높은 환자는 하지 정렬 및 연골에 대한 치료에 초점을 맞추며 대사질환이 있는 환자는 대사질환 치료 및 염증 관리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치료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CR 기준 보건의료과학 및 서비스(Health Care Sciences & Services) 분야 상위 1% 국제학술지인 Nature Portfolio Journal의 'npj Digital Medicine (IF: 15.1)'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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