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는다. 블루베리, 녹차, 양파, 고구마 같은 식품이 늘 추천되는 이유도 강력한 항산화 작용 덕분이다. 그런데 이 효과의 중심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성분이 있다. 바로 '페놀화합물(Phenolic compounds)'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페놀화합물은 우리 식탁에서 매일 접하는 대부분의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자연 유래 기능성 성분이다. 채소, 과일, 곡류, 차 등 다양한 농식품에 풍부하며, 보조제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제철 농산물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숨은 보물'이다.
페놀화합물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노화를 늦추며, 각종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을 지키는 '식물성 방패막'으로서, 건강 기능성 식품 연구 분야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페놀화합물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페놀산(Phenolic acids)'으로, 구조에 따라 '하이드록시벤조산'과 '하이드록시신남산' 계열로 구분된다. 후자가 우리 주변 농식품에서 더 흔하게 발견되며, 커피에 풍부한 '클로로겐산'과 자색 고구마에 많은 '카페인산'이 여기에 속한다. 페놀산은 특정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매우 다양한 식물에 존재한다. 우리가 쌈이나 나물로 즐겨 먹는 들깻잎, 감자, 로즈마리, 타임 등 다양한 허브류에도 페놀산이 풍부하다. 페놀산은 식품의 풍미를 더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하다.
두 번째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다. 노란색을 뜻하는 라틴어 'flavus'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식물의 색을 결정하는 주요 성분이며, 수천 종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양파에는 혈관 건강에 이로운 '퀘르세틴'이라는 플라보놀이 풍부하고, 대두와 서리태 같은 콩류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도 불리는 '이소플라본'이 다량 함유돼 있다. 녹차의 쌉쌀한 맛을 내는 플라바놀에 속하는 '카테킨'은 체지방 감소와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가 입증된 강력한 항산화제다.
또한 감귤류에는 '헤스페리딘'과 같은 플라바논이 풍부해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플라보노이드가 각기 다른 건강 효능을 갖고 있어, 다양한 식품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페놀화합물은 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다양한 농식품에 자연스럽게 숨어 있는 고마운 성분이다. 농촌진흥청은 누구나 쉽게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 '농식품올바로(koreanfood.rda.go.kr)'를 통해 페놀산 268종, 플라보노이드 308종의 종류와 함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총 600종의 농식품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건강식품을 더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땅에서 자란 다채로운 농식품으로 식탁을 채우는 것, 그것이 우리 몸에 이로운 기능성 성분을 가장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섭취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식품은 깨끗이 씻어 먹고,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골고루 섭취한다면, 식탁 위의 페놀화합물이 건강과 활력이 가득한 일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