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oT 원격 돌봄 '의료 취약 고령층' 사각지대 해소

[창간 59주년 특별기획/ 지속가능한 보건산업 성장전략]
(2) 기술혁신만이 살길-고령화시대 '스마트 헬스케어

김아름 기자 2025.06.16 16:48:44

전 세계가 고령화의 파고를 맞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25년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유엔(UN)은 2050년 세계 고령 인구가 15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의 스마트 임상시험센터에서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모습

이렇게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인력 부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우리 사회는 지금 스마트 헬스케어에 주목하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진단과 돌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의료, 인공지능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병원과 산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초고령사회 진입이 목전에 다가온 지금, 고령자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이 현장에서 속속 도입되고 있다. 병원은 물론 지자체와 민간기업까지 참여한 다층적 돌봄 생태계가 조성되며,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경영 정보·통계·컨설팅 업체인 프레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591억4000만달러였던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33년 1조2998억8000만달러로 증가해 연평균 성장률이 17.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 시장 규모도 동반 성장해 2024년 1771억7000만달러에서 2034년 5151억200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ICT와 의료기술의 융합은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패러다임을 가능케 했고, 고령층의 삶의 질을 유지·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헬스케어는 원격진료, 인공지능(AI) 기반 건강 예측,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포괄한다. 단순한 진료나 치료에 그치지 않고 질병을 조기에 예측·관리하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급성 악화를 방지하는 체계다. 또 독거노인,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에게는 병원 방문 없이도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나 헬스 밴드를 통한 심박수·혈압 측정은 이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더 나아가 뇌졸중 예측 알고리즘, 낙상 감지 시스템, 음성 인식 기반 인지장애 조기 진단 기술 등도 연구와 실증을 거쳐 실생활에 접목되고 있다. AI가 병력과 생활패턴을 학습해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시하는 '디지털 주치의' 개념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치매나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 스마트기기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대상의 체성분 분석기, 인지훈련 게임, AI 반려로봇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복지관과 노인요양시설에 도입되고 있으며, 커뮤니티 케어와의 연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 헬스케어 확산에 국내 병원들도 기여하고 있다. 국내 대형 병원들은 전자의무기록(E 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약물처방정보시스템(OCS) 등 정보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진료의 질과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술 로봇, 병원 모바일 앱, 자동 알림시스템 등을 통해 환자 중심 경험도 개선하는 추세다.

국내 의료기기업계 역시 기술 혁신을 넘어 실용화를 위해 분주하다. 국내 의료기기 및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AI 진단보조, 웨어러블 기기, 나노 바이오센서 등 첨단 솔루션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를 병원에 적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의료기기 업계들은 "기술력은 있지만 마케팅이나 인증, 유통 등에서 해외 기업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다"며 "정부와 병원, 학회와의 연결 구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이와함께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정책적 기반 마련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마트헬스케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보험 제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제도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5년까지 스마트병원 100개소, 재택의료 플랫폼 50개소 확산을 목표로 '디지털 헬스케어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병원 외부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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