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광물(clay mineral)이란 규산염 광물로서 토양이나 풍화작용을 받은 암석, 그리고 화산대가 발달한 지대의 퇴적물 또는 퇴적암에서 주로 산출된다. 대표적 점토광물로 스멕타이트, 일라이트, 벤토나이트, 제올라이트, 산성백토 등이 잘 알려져 있으며 각기 다양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 제올라이트와 산성백토는 촉매 기능이 뛰어나며, 스멕타이트는 흡착성이 뛰어나 지사제로 사용된다. 그 외에도 종류에 따라 오래전부터 건축자재, 도자기 원료, 화장품, 의약품 원료와 토양개량제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점토광물은 일종의 자연산물이라 합성이 어려워 정제한 후 사용하고 있다. 인체에도 사용이 가능해 의약용 등급으로 관리되고 있다. 직접 섭취하는 식품군으로는 다이어트, 디톡스 등 특수목적 제품이 주를 이뤘으며, 식품에 직접적으로 사용할 경우 섭취 전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법적 기준이 있어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점토광물의 구조적 특성인 다공질은 휘발성 화합물을 흡착해 악취(가스)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 이는 발효식품(김치, 된장 등)의 가스를 흡착하고 숙성에 도움을 주기 위한 용기 개발에 활용된다. 또 점토광물은 식중독균(황색 포도상구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어 식품의 오염과 부패 방지를 위한 포장용 필름 제작, 각종 용수의 정화용 담체로도 이용돼 왔다.
점토광물의 다공질에 함유된 양이온과 이들이 발현하는 이온교환 기능은 특정 미생물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 성분을 제공하고, 배양액 내 pH 환경변화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벤토나이트를 첨가해 제조한 페트(PET) 병에 생막걸리를 저온 보관하면 막걸리 산패의 원인인 초산(acetic acid) 함량이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점토광물을 활용해 산의 생산을 감소시키고 맛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면 식품의 유통기한을 연장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김치에 벤토나이트를 파우더 형태로 첨가한 결과, 나트륨 함량이 약 6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7주 이상 저장 시에도 유지됐다. 저염화 추세에 따라 나트륨 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결과는 미생물 함유 식품군(유산균 음료, 막걸리 등)의 식품 내 pH 밸런스를 유지해 변질이나 오염을 방지하고, 저장기간의 연장과 안정적인 유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점토광물을 용기나 포장, 그리고 제거 가능한 모듈(예시: 세라믹 볼) 형태로 개발한다면 소재의 잔존 함량이나 안전성 문제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식품포장 분야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비금속광물자원의 매장량은 약 96억톤(잠재가치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나 산업용으로는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하며, 한정적인 용도로 인해 국내산 광물자원의 가치가 저평가돼 왔다. 식품 분야에서 점토광물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식품과 의약품 등의 용도와 등급에 맞는 정제기술 개발을 통해 위험성이 높은 잔류 중금속의 제거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연구가 계속된다면 식품포장 분야에 새로운 기능성을 부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용 소재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