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한창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시기다. 이 맘때부터 헬스장은 몸짱 열풍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이고, 여름에 멋진 몸을 과시하고자 하는 많은 남성들의 운동이 궤도에 오른다. 이번에는 이 헬스장에서 이뤄지는 ‘고강도’ 웨이트 운동 중 일어나는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본다.
수많은 고강도 웨이트 운동 중 남성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운동 중 ‘데드리프트’라는 것이다. 그런데 데드리프트 운동 중 갑자기 실신하거나 어지러우면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다. 이를 ‘블랙아웃(Black Out)’이라고 부르는데, 아주 정확히는 Weight-lifter’s Blackout 이라고 부른다.
60~70년도에도 이 증상에 대해서 여러 가설이 제기됐다. 이 때는 운동 중 빈혈이 발생한다는 이론, 하치에 피라 쏠려서 머리로 가는 피가 부족해서 의식을 잃는다는 이론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00년 전후가 되면서 많은 과학의 발달로 뇌로 가는 뇌혈류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강도 운동의 블랙아웃의 원인에 대해 보다 많은 이해를 하게 됐다.
데드리프트에서 바벨을 들어 올리려면 복압을 이용해야 한다. 영어로는 ‘발살바 방법 (Valsalva Maneuver)’이라고 하는데, 이는 배변 시 복부에 힘을 주는 행동과 비슷하다. 숨을 참고 복압을 높여야, 허리에 강한 힘을 줄 수 있고, 무거운 바벨을 수월하게 들어올릴 수 있다.
이 때 숨을 참고 복부에 힘을 부며 복압을 높이는 ‘발살바 방법’을 쓰는 직후에는 오히려 뇌혈관으로 가는 뇌혈류 속도가 올라간다. 뇌혈압이 올라가는 것이다. 뇌혈관이 너무 막혀있거나, 뇌혈관에 작은 꽈리 등이 발생해 있다면, 뇌출혈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물론 흔하지는 않다).
앞서 말한 ‘블랙아웃’은 힘을 주며 들어올리는 순간이 아닌, 바벨을 땅에 내려놓는 순강에 더 흔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벨을 내려놓으며 숨을 쉬는 순간, 뇌혈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면서 뇌혈류량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이는 뇌의 상대적 저산소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어지러우면서 순간적으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이를 좀더 자세히 말해보면, 진짜 ‘저산소증’은 아니다. 뇌혈류량과 속도가 증가돼 있다가, 급격히 정상 상태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인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복압이 올라가 있는 동안은 전신으로 나갔던 혈류가 심장으로 잘 돌아오지 못한다(중심정맥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정맥을 통해서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류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바벨을 내려놓고 숨을 내쉬는 순간에 뇌혈류 속도도 줄어들지만, 심장에서 내뿜는 혈류량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돼 있기 때문에, 뇌는 더욱 상대적인 저산소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어지럽거나 심한 경우 실신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데드리프트 중 이 블랙아웃을 경험하더라도, 흔하게 고강도 운동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후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필자가 앞서 말한 기전에 의해서 생리적 현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심장의 부정맥이나 뇌혈관이 좁아진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결코 블랙아웃 현상을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만에 하나라도, 필자가 말한 질병이 있는 경우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블랙아웃 증상이 고강도 운동이 아니라 장거리 뜀뛰기나 마라톤 등의 운동을 하는 도중 발생한다면, 이는 심장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되어 있는 만큼, 더더욱 병원을 찾아가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특별한 몸의 질환이 없다면, 블랙아웃을 피하기 위해서는 바른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 이러한 호흡법 등은 현장의 좋은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하는데, 기본적으로 오랜시간 숨을 참고 힘을 주지 말고, 호흡을 곁들이면서 운동을 해나가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제 여름을 앞두고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헬스장을 찾고 고강도 운동에 매진할 것이다. 그리고 매년 이 즈음에 블랙아웃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된다.
그럴 때 그냥 막연히 일어날 수 있는 증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좀더 지식적으로 접근하고, 내재된 몸의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바른 운동법을 통해서 몸에 이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